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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럴지도.

Posted by Poucet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바람이 불면

그 바람따라 갸우뚱 하고 고개를 돌리는

커다란 바람개비처럼

 

산다는 것은 불어오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내 존재가

흔들리고 움직이는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바람이 불어도

땅에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약한 존재들처럼

 

산다는 것은 바람이 불어와도

물러서거나 주저하지 않는

고요한 영혼을 찾아나가는

순례의 길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오늘의 내가 흔들리고,

오늘의 당신이 흔들리더라도,

오늘이라는 시간 동안에

두 발 땅에 붙이고 서 있을

힘이 남아 있다면

 

그것에 감사하고,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누워 있는 자는 바람에 흔들릴 일도 없지만,

결코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한다.

 

걸어가려, 서 있으려 애쓰는 자에게만

흔들림이 의미 있는 것이다.





2010.5. 27 @ 하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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