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내 앞에 놓여 있는지
나와의대화/시쓰기 |
2011/08/15 23:50
여름 내 빗소리에 젖어 발밑이 축축했다.
보일 듯 보이지 않던 구름 뒤의 햇살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던 한 방울의 빗줄기처럼
여름의 시간들은 무리지어 흘러갔다.
그 시간들이 흐르고 달려 결국 다다를 바다와
그 바다와 만나기까지 지나야 할 수많은 산과
들과 들풀과, 사람과 시간과 구름과 바람은
어떤 모습일까, 어떻게 놓여져 있을까.
게으르게 지체하며 머무르는 물웅덩이는
흐르지 못하고 가만히 하늘만 바라보는 시간은
지나는 자동차에 밟혀 흩어지고 사라져버릴 나는
어디에 놓여져 있을까. 어디 즈음에.
흐름에 몸을 맡겨 아픔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내 앞에 무엇이 놓여져 있을까.
나를 버리고, 붙잡은 것을 놓아버리고
흘러갈 수 있을까. 언제쯤.
언제쯤, 흘러가며 바라보는 것들에 취해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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